타인의 고통을 느끼는 것은 우리가 자신에 대해 느끼는 감정도 변화시킨다.

인간이 지닌 모순 중에서 특히 주의를 끄는 것은 감정이입(공감)과 관계가 있다. 우리는 바다 건너 다른 대륙에서 발생한 재난에 마음이 무너져 낯 모르는 이재민을 돕기 위해 성금을 보내며, 마치 내 일인 양 애완동물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려 하고, 소설 속 인물의 고통을 함께 느낀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우리는 인도에 웅크린 채 자고 있는 노숙자를 무심코 지나치기도 한다. 인간이라는 종족이 이렇게 모순덩어리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있다.

관건은 우리가 왜 이런 모순적인 행동을 하는지, 다시 말해 인간의 감정이입을 조장하거나 방해하는 환경(상황)을 이해하는 것이다.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된 최근 연구는 우리가 궁금해하는 생물학적 근거를 일부 밝히고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 소재 맥길대학의 로렌 마틴과 제프리 모길 박사팀이 진행한 이 연구(필자도 저자 중 한 명이다)는 스트레스가 감정이입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고 있다.

스트레스와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 뇌 기능을 변화시킨다는 건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을 교란시키고, 판단과 충동 억제 기능을 방해하며, 불안과 우울에 빠질 위험을 높인다. 또한 스트레스 호르몬은 감정이입에 관여하는 뇌 영역도 교란시킨다.

타인의 고통을 느끼는 것은 우리가 자신에 대해 느끼는 감정도 변화시킨다. 자기가 공감하는 누군가의 손가락이 바늘에 찔리는 것을 보면 자기 손이 움찔한다. 공감의 기본 형태인 ‘정서적 전염(emotional contagion)’이 나타나는 것이다.

몇 년 전 모길 박사는 동물실험을 통해 쥐들도 이런 정서적 전염을 나타낸다는 것을 밝혀냈다. 쥐들 역시 다른 쥐가 고통받는 걸 보면 고통을 느끼는 민감도가 증가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친밀도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정서적 전염은 함께 우리에 갇힌 쥐에게만 발생했을 뿐 낯선 쥐에게는 나타나지 않았다.

왜 생면부지의 대상에겐 공감하지 못하는 걸까? 모르는 쥐를 보게 된 쥐에게선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나 ‘글루코코르티코이드’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그런데 쥐들에게 일시적으로 이 호르몬의 분비나 작용을 차단하는 약물을 주사했더니 낯선 쥐에게도 정서적 전염을 나타냈다. 스트레스 반응이 공감 능력을 막았던 것이다.

연구진은 인간 피실험자를 대상으로도 같은 실험을 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처음엔 지인에게만 정서적 전염이 발생했지만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차단하자 쥐들과 마찬가지로 모르는 사람에게도 정서적 전염을 나타낸 것이다. 연구진은 이제 뇌의 어떤 영역이 이런 반응과 관계있는지, 스트레스 호르몬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 중이다.

연구진은 ‘낯선 사람’의 기준이 무엇인지도 탐구했다. 고통 공감 실험을 진행하기 전에 피실험자와 낯선 사람을 짝지워 ‘록밴드’라는 비디오게임에서 비틀즈 노래 4곡을 함께 연주하도록 했다. 그러자 함께 한 시간이 15분 밖에 안됐는데도 조금전까지 낯선 사람이었던 상대에 대해 정서적 전염이 나타났다.

스트레스가 침착함, 합리적 사고, 깊은 인간애, 그리고 ‘낯선 사람은 내가 아직 만나지 못한 친구일 뿐’이라는 생각 등 긍정적 측면을 이끌어내는 경우는 드물다. 스트레스는 보통 우리의 시야를 좁히고, 남들에게 덜 관대하고 덜 협조적으로 만들며, 모호한 표현은 적대적인 것으로 간주하게 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욕구 불만과 공격성을 드러내게 한다. 또한 모길 박사팀의 연구에서도 밝혀졌듯 타인의 고통에도 덜 공감하게 만든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압이나 소화계통, 면역체계 등에 해로운 결과가 일어난다는 건 이미 증명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스트레스가 우리 주위 사람들에게도 불리한 결과를 야기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By Robert M. Sapolsky-wsj

Among the many contradictions of humans, some of the more striking ones concern empathy. Our hearts break at a disaster on another continent, and we send money to people whose faces we will never see. We look after the well-being of our pets with deep, empathic concern. We feel the pain of characters in a novel. But at the same time, we can walk past a homeless person sleeping on the sidewalk without noticing him. It’s no news that we’re one very complicated species.

The challenge is to make sense of such behavior, to understand the circumstances that foster or hinder empathy. A recent study published in Current Biology—I’m one of the paper’s many co-authors—uncovers some of its biological underpinnings.

The research, conducted by Loren Martin and Jeffrey Mogil of McGill University in Montreal and colleagues, explores the effects of stress on empathy. It’s well established that stress and the hormones secreted when we’re stressed alter brain function. They disrupt aspects of learning and memory, impair judgment and impulse control, and increase the risks of anxiety and depression. As it turns out, the hormones also disrupt aspects of empathy.

Some years ago, Dr. Mogil showed that even mice display such emotional contagion; their sensitivity to pain increased when they were exposed to another mouse in pain. Even more remarkably, the effect depended on familiarity: It only occurred if the other mouse was a cage mate. A stranger provoked no emotional contagion.Feeling someone else’s pain can alter how we feel about our own. If you watch a needle poke the hand of someone you identify with, your own hand tenses. You display “emotional contagion,” a rudimentary version of empathy.

Why doesn’t a stranger evoke such empathy? A mouse exposed to a new mouse has a stress response, secreting a class of stress hormones called glucocorticoids. The scientists in the McGill study gave mice drugs that temporarily blocked either the secretion or the action of glucocorticoids. As a result, the mice displayed emotional contagion for strangers. The stress response had been blocking their capacity for empathy.

The researchers then moved on to human volunteers and were able to demonstrate the same effect: Subjects showed empathic emotional contagion (i.e., increased pain ratings in response to a noxious stimulus) when in the presence of a friend in pain, but not a stranger. When the scientists blocked glucocorticoids in humans, they reacted as the mice had: Strangers elicited emotional contagion. Dr. Mogil and his colleagues are now figuring out which brain regions are involved in this reaction and how stress hormones affect it.

In another part of the study, scientists explored what it would take to alter “stranger” status in this setting. Before pain testing, they paired a subject and a stranger to “play” four Beatles songs in the videogame “Rock Band.” After a mere 15 minutes of this shared social experience, ex-strangers now elicited empathic emotional contagion.

It’s rare to find individuals in whom stress brings out the best—fostering calm, rational thinking, deep humanity and the notion that strangers are just friends you’ve yet to meet. More typically, stress literally and metaphorically narrows our field of vision; it tends to makes us less generous and cooperative in economic games, more xenophobic, more likely to interpret ambiguous expressions as hostile ones, and more likely to displace frustration and aggression onto those around us. As this new study on the biology of stress found, it also makes us less likely to feel someone else’s pain.

Science has amply demonstrated that, when we are stressed, there are adverse consequences for our blood pressure, digestive tract, immune system and so on. This research shows that, when we are stressed, there are also adverse consequences for those stuck being around us.